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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상 현실의 탄생, 재런 러니어
이 책은 가상 현실의 아버지로 불리는 재런 러니어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과 기술의 역사와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글은 저자의 개인적 삶과 경험이 VR의 정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이런 방식은 VR 자체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방식이다. 오롯이 그의 삶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겠으나 빠르게 결론에 도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또한 컴퓨터와 관련한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 소제목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과정일 듯하다. 배치 파일, 인터페이스, 코드, 양극성 비트, 햅틱, 사이버네틱 등을 문과식으로 풀어나가다니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기 어려운 서술임은 분명하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저자는 VR이 무엇인지 보다는 VR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가능성을 일반적이지 않은 시선에서 탐구했다는 점은 탄복할 만하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VR에 대한 52가지 정의 또한 신랄하기 그지없다.
대표적으로 공감가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시뮬레이션된 환경에 대한 인터페이스, 끊임없이 확장, 인간의 지각은 더욱 섬세해질 것, 경험 자체를 관찰하는, 더 수월하도록, 자신의 경험을 창조하고 공유하려고 노력할 의향이 있을 때 최선이 된다,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모의 훈련 장비, 진짜 세상에 대한 변화 제안을 미리 체험하는 방법
한편 이 책을 다 읽었을 무렵에야 도출하게 되는(물론 저자는 끊임없이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썰을 풀어낸다) 결론은 그가 VR을 대하는 철학으로 사회복지와 이어진다.
마흔 다섯 번째 정의는, “진짜 사람들이 무시당하지 않는 디지털 경제를 촉진할 디지털 기술을 인간 중심으로 또한 경험적으로 구축하는 것”, 쉰 한번째 정의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게 해주는 매체이자 (바라건데) 공감을 늘리는 길”이라 말한다.
VR은 단순한 가상이 아니며, 인간의 인지와 지각, 창의력과 공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발전이 기술 자체로 매몰되지 않기를, 인간이 기술을 소유하는, 그 과정에서 서로의 공감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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