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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바라보는 사회복지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 #4
4. 그래서 뭐? 어떡하자고?
변할거란 말인지 아니란 말인지, 참 어려운 질문과 힘든 대답인듯하다.
하지만 앞서 던졌던 두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사실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면, 우리는 제법 그럴싸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첫째는 특정 대상에게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인 변화를 지향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가 현실로 당겨온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사회복지서비스에 미칠 영향은 분명 유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도입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양상도 긍정적일거라 말하긴 어려울거 같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면 싸지만, 노인 등 정보취약계층은 그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비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불평등이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방법을 가르쳐주려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불평등을 개인의 역량강화를 통해서 극복해야한다면 가장 늦게 도입하는 취약계층은 언제나 불평등을 제일 오랫동안 겪어야만 한다.
즉 기술의 발전은 수많은 플랫폼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확장은 다양성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그 사이사이의 틈바구니 또한 많아지게 만든다. 따라서 단순한 다양성의 확대가 아니라 가장 일상적인 형태로의 통합을 통해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지향해야 힐 것이다.
기술은 취약계층일수록 더 먼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익숙한 형태로 발전해야하고, 그 일선에서 사회복지사가 역할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이 선물한 기술적 발전이 대안적 사회복지서비스와 접목됨에 있어 그 속에 사회복지 본연의 가치를 담아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편적이라는 방향성을 지향하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할일 것이다.
둘째는 대상에게 '민감'해야한다는 사실이다.
IT를 기반한 디지털 기술들은 분명 우리의 전문성을 보완하는데 유용할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지 하나의 수단일 뿐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AI와 대화에서 마치 반려동물처럼 삶의 위로를 얻게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이 아닌 존재와 대화하는 현실에 대해 짙은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방식의 개입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굳이 AI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대체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AI와의 대화는 언제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또 반복해서 익숙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대화의 기술, 관계의 기술을 배우고 연습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일률적인 대체가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에게 맞추어 활용해야하는, 즉 사회복지사에게 또하나의 무기를 쥐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복지사의 민감성과 창의성이 발현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結
사회복지는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의 경험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까지는 ‘온전한’ 대안적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들어 내는 많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들이 아직까지는 클라이언트 '친화적'이라 할만큼 쉽거나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클라이언트에게 스스로 해결하라는 책임을 떠넘기지 않으려는 방향성,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바를 세밀하게 알아채는 민감성, 다양한 생각들을 접목하는 창의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용기, 끝으로 같은 생각으로 함께 고민하고 대응하는 연대의 가치를 필요로 한다.
분명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가 갖는 효율, 효용을 극도로 끌어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이 단지 효율의 가치로 재단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것이 사회복지사의 몫이 된다. 즉 기술이 사람을 지향하도록 하는 것, 그 가치의 토대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말미에 김상욱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는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사회복지는 변화하지 않는 가치로 미래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해야한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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